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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임원택
작성일
2004-06-27
제목
늘 마지막처럼
늘 마지막처럼
어느 국회의원이 보낸 편지 서두에 있는 표제입니다. 그 분이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 그리고 국회에 들어갈 때 가졌던 그 처음 마음을 변함없이 지키겠다는 각오를 천명하는 것으로 알고 따뜻한 지지와 격려를 보냅니다.저도 그 분처럼 '늘 처음처럼' 살고자 하나, 다른 표현을 한다면 '늘 마지막처럼' 살고자 합니다.
오늘이 이 세상 마지막 날인 것처럼, 내일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도록,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불려 가는 것이 늘 준비되어 있는, 그래서 성경 말씀을 빌리면 '늘 깨어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성가에서 처럼 '어느 날 당신이 부르시면'기쁜 마음으로 달려갈 준비를 늘 하는 삶이며, 이는 삶을 쉽게 포기하고 마는 염세주의와는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오히려 삶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설사 그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믿음, 사랑, 소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자신이 삶의 주체이자 또한 대자연, 하느님의 객체로서 함께 공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주님 뜻대로 살면서 그 모든 주관을 천명에 맡기는 것입니다.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요, 거두어 가시는 분도 하느님이십니다. 저는 다만 그 관리자, 청지기일 뿐입니다.
그래서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그 어떠한 기득권에도 초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그 어떠한 미련도 남기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에 가끔은 주위 사람들을 섭섭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을 마지막처럼 미련 없이 살려면 내가 없어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마저도 때로는 냉철하게 대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내 사랑이 아닌, 우리모두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둘 만의 공간보다는 우리 모두의 공간으로 양보하고 섬기는 것입니다.
그렇게 늘 마지막처럼 사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첫 사랑'을 해 사는 것입니다. 어차피 이승에서 이룰 수 있는 사랑은 시공의 제한을 받는 것이기에, 그 한계를 뛰어넘는 영원한 사랑을 위해서는 '처음'과 '끝'이 결국은 하나로 만나는 대자연의 흐름, 그 천명에 따르는 참사랑을 이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
컬럼니스트/행정컨설턴트 임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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