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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신영
작성일
2004-06-27
제목
그럴수도 있지!
그럴수도 있지!
운전을 하다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그대로 나타나게 된다. 나도 운전을 할 때는 왜 이렇게 말이 많아지는지, 예전에 보지 못했던 나의 깊숙이 숨어있는 실체를 보게되는 것 같다. 하지만 운전할 때 내 철칙이 한가지 있는데 그것은 ‘양보운전’이다. 하지만 한가지 예외가 있는데 절대로 새치기는 양보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새치기 얌체 운전을 하는 차들 앞에서는 한치의 빈틈도 주지 않고 행여나 끼어 들세라 앞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간다.
그러나!? 그 철칙이 내 편협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산본에서 청량리로 출근해야 하는데, 분당에서 그만 길을 잘못 들어서 경부선으로 접어들고 말았다. 고속도로이므로 유턴 할 곳도 없었고 빠져나가서 돌아 갈 수도 없었다. 한참이나 지나 간신히 수원으로 나와서 차를 주차시키고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고민했다. 한 시간 후에는 청량리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데 큰일이다. 내 운전실력으로는 도저히 수업시간에 맞게 도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궁리 끝에 할 수 없이 난 택시를 타게되었고, "기사님! 저를 좀 도와주세요. 한 시간 후에 청량리에서 수업이 있는데 그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기사님은 "불가능합니다" 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간곡히 사정하는 내 부탁을 거절치 못하시고 기사님은 어렵지만 한번 해보겠다고 하시면서 차를 몰기 시작하셨다. 씽씽! 쌩쌩! 꼬불꼬불! 미꾸라지 운전과 새치기 운전이 반복되면서 수업 5분전에 청량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후부터 나의 양보운전에서 ‘예외’가 삭제되었다. 새치기하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뭔지 굉장히 급한 일이 있을 거야! 그럴 수도 있지! 그럴 수도 있지! ♬
놀이치료 교사 김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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