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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04-07-07
제목   5년째 매주 한번 기부 박찬일씨

 5년째 매주 한번 기부 박찬일씨

"쑥스럽지만 생활의 즐거움"

증권사 채권금융팀에서 일하는 박찬일(33)씨는 이른바 ‘억대 연봉자’다. 채권·기업어음(CP) 발행이나 거래를 중개해주고 수익을 내면 회사로부터 이에 따른 일정비율의 인센티브(성과급)를 받는다. 지난 2002년 증권사에 발을 디딘 박씨는 여의도 금융가에서 손꼽히는 ‘수익 제조기’로 알려져 있다. 올해초 지금 다니는 증권사에 고액 연봉 계약을 맺고 스카웃됐다.

그가 기부금을 내기 시작한 것은 갑작스런 결심이 아니었다. 연말연시나 명절때면 직장동료들과 함께 양로원·보육원을 찾는 ‘의례적인’ 봉사활동에 참여해 오다 4년전 한 라디오 프로에서 “치료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를 돕자”는 캠페인을 듣고 매주 20만원씩 송금을 시작한 것이 첫 계기였다.

고액연봉 만큼 ‘큰손 나눔’
“돈을 많이 벌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 꿈을 실현하게 된 거죠.” 매주 한번씩 은행을 찾아 직접 기부금을 송금하는 게 그에게는 “생활의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아직은 쑥스럽지만, 회사 동료나 선후배에게 기부활동에 참여하라는 권유도 한다.

환경단체·적십자사와 노숙인을 돕는 한 민간단체에도 기부를 시작한 박씨는 지난 1월께 인터넷을 통해 기부단체를 검색하다 아름다운재단을 찾았다. 독거노인·소년소녀가장·외국인노동자·국가유공자 등을 지원한다는 각 부문별 모금 상황과 기부금 운용현황을 꼼꼼히 살펴보고는, 매달 1백만원정도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아름다운재단을 포함해 박씨가 이곳저곳을 통해 내는 기부금은 모두 합쳐 월2백만원이 넘는다.

“요즘 제 소득에 비하면 매달 내는 기부금이 큰 금액은 아닙니다. 저처럼 기부금을 내는 것보다는 오히려 현장에서 직접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들이 더 대단한 분들이죠.”

박씨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지금은 기부금을 내고 있지만, 앞으로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생긴다면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데리고 직접 나눔의 현장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갖고있다.

2004. 5. 31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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