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에 간 이식 `시골 목사의 선행`
[파이미디어 2005.09.22 18:45:48]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 간을 이식해준 시골 교회 목사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전북 완주군 구이면에 있는 찬미교회 김엽 목사(46). 김 목사는 지난 5월 20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자신의 간을 낯선 사람에게 선뜻 내주었다.
간이식을 받은 이는 안철경(42)씨. 수술 전까지 그를 직접 만난 적이 없었던 김목사는 안씨의 형을 3년 전 교회 일로 만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그분이 저와 생년월일이 같았어요. 자신의 남동생이 간경화로 고생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러다가 간암으로 악화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는 김목사는 지난해 9월 선뜻 기증 의사를 밝혔다.
수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간이식을 위한 조직검사에서 김목사는 지방간 수치가 적합한 수치보다 20%가 웃돌았다. 주위 사람들은 모두 간이식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는 식사량을 줄이면서 2개월 동안 몸무게를 15kg으로 줄여 지방간을 수치를 5%로 낮췄다.
특히 간이식을 위한 수술비와 입원비 등을 낼 안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김목사는 수술 후 열흘만에 몰래 퇴원하기도 했다. 열흘만에 퇴원한 경우가 없지만 그는 오히려 “공기좋은 시골 교회에서 쉬니까 훨씬 더 빨리 회복했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
김목사는 “이전부터 신장을 기증할 뜻을 갖고 있었는데 신장대신 간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일 뿐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사랑을 나누고 제 건강도 챙길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를 거둬 오히려 제가 더 감사드린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사진 = 김엽 목사, 한일장신대 제공. 장기기증 로고) [파이뉴스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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