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문예상 후보작품/산문]아깝지는 않아
[소년동아 2005.09.12 00:01:00]
얼마 전 학교에서 불우이웃을 돕는다고 하며 성금을 가져오라고 했다. 우리 주변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서였다. 교장 선생님께서 직접 말씀하셨다. 나는 그 이야기를 부모님께 전했다. 그러자 부모님께서는 좋은 일에 쓰이는 것이니 엄마, 아빠도 함께 돈을 내시기로 했다. 나는 그때 엄마의 생신 선물을 사느라고 돈을 많이 써서 5000원밖에 내지 못했지만 부모님 돈까지 합해서 1만5000원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돈이 불우이웃을 잘 도울 수 있기를 바라며 성금함에 넣었다.그런데 막상 성금을 내려니까 돈이 아까운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TV 프로그램과 부모님의 말씀으로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그 돈이 불우이웃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이 돈으로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성금을 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내가 성금 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불우이웃을 도울 수 있는 기회는 많은데 그러지를 못한다.
바로 어제, 나는 돈을 저금하러 은행에 갔다. 창구 옆에는 북한 어린이를 도울 수 있는 모금함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저금할 돈만 있었고 그 돈에서 빼서 모금하는 게 내키지 않았다.
‘차라리 내 통장에 저금하는 것이 낫잖아? 열심히 저축이나 해도 돈이 잘 안 모이는데…’라는 생각까지 했다. 결국 나는 고민한 끝에 잔돈만 모금했다.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갈등에서 좋은 선택을 해서 다행이다.
항상 모금을 하는 등 불우이웃을 도울 때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적은 돈이라도 내면 뿌듯하고 기쁘다. 그 돈으로 불우이웃은 한 끼를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런 것을 생각할 때면 나는 항상 보람이 있다.
간혹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내는 성금을 아깝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지금 좋게, 잘살아서 그런 것이다. 실제로 내 친구 이 양은 불우이웃에 대해 정말 무관심하다.
어느 날, 내가 모금함에 돈을 넣을 때 그 친구에게 물었다.
“야, 너는 불우이웃 도와주기가 그렇게 싫어? 우리도 혹시 나중에 어떤 이유로 불우이웃이 될지도 모르잖아? 그럴 때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슬프겠냐?”
그래도 그 친구는 여전히 불우이웃을 잘 돕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이 달라졌으면 좋겠다. 나도 앞으로 불우이웃을 더 잘, 자주 도왔으면 좋겠다. 또 내 적은 돈이 불우이웃에게 전해져 그들이 걱정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최혜인(서울 원효초교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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