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고희 잔치 비용에 땅까지 팔아 이웃돕기 선행
[노컷뉴스 2005.09.12 17:07:30]
고희를 맞은 할아버지가 잔치 비용에다 땅 판 돈을 보태 이웃 돕기 성금으로 내놓아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전북 익산시 여산면에 사는 강운형씨.
넉넉치 못한 살림이지만 불우이웃돕기 선행
강씨는 3남 1녀의 자녀들이 고희 잔치 비용으로 보내준 돈과 주위사람들의 축의금 및 전답을 정리한 돈 1,500만원을 지난 9일 여산면사무소에 기탁했다.
여산면사무소는 강씨의 돈으로 20㎏들이 쌀 370가마를 구입해 올 추석때 관내 불우이웃과 장애인 등 형편이 어려운 93가구에 전달할 계획이다.
여산면 여산리에서 36년동안 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강씨는 자녀들이 모두 출가해 이제 목돈 들 일도 없으니 죽기전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베풀고 싶다는 평소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부인 정을례씨(64)는 “얼마전 바깥양반이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냥 먹고 없애는 칠순잔치는 하기 싫다면서 고희연 비용을 뜻 깊게 쓰겠다고 얘기 했다”며 “최근 가족들끼리 모여 간단한 저녁식사로 고희연을 대신했으나 모두들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사실 강씨의 형편은 남을 위해 기부할 만큼 넉넉한 사정이 아니어서 더욱 귀감이 되고 있다.
"남들에게 알릴만한 일 아니다" 인터뷰도 사양
강씨는 쓰러질 듯한 2평 남짓한 쌀가게에서 부인과 단 둘이 생활하고 있다.
쌀가게에서 번 돈과 텃밭에서 손수 키운 채소를 시장에 내다 팔아 생활비를 충당하는 형편이지만 항상 마음만은 넉넉한 강씨 였다.
부인 정씨는 “남편은 항상 헐벗고 못먹는 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며 “좋은 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자녀들 대학보내고 출가시키느라 그 계획을 이제사 실천에 옮긴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강씨는 면사무소측에 자신의 신원을 알리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으며, “남들에게 알릴 만한 일이 아니고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게 느껴진다”며 인터뷰 요청도 정중히 사양했다.
새전북신문 김동철기자 sollenso@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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