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을 '이웃사랑'으로 전한 고등학생
2005. 07. 3/ 작성자 : petite776
"생활 속의 작은 기부로 돈 보다 더 큰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대구의 한 고등학생이 2년 동안 학교에서 받은 성적장학금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해온 것으로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시 달서구 대건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준연(16.대구시 달서구 월성동)군.
김군은 27일 학교로부터 받은 성적우수 장학금 38만7천원으로 산 쌀 16포대(10㎏)를 대구시 달서구 월성2동 동사무소에 기증, 생활보호대상자 등 어려운 이웃 16가구에 전달했다.
김군의 장학금 기부는 이번 만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학교로부터 받은 입학 장학금을 경북 성주군의 한 노인시설에 기부했고 9월에 받은 성적우수 장학금도 월성2동 동사무소에 기증해 동사무소에서 쌀 16포대를 구입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줬다.
김군의 장학금 기부는 처음에는 "장학금을 의미있는 곳에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버지의 권유에서 비롯됐다.
"물론 처음에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게 되면서 점점 보람을 느끼게 돼 기부를 계속하게 됐습니다."
그 돈으로 사고 싶은 것을 살 순 없었지만 대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보람과 사람들의 따뜻한 감사를 얻었다며 김군은 지난해 9월 장학금을 기부받은 월성2동 동사무소 사회복지사들이 손으로 쓴 감사편지를 보여줬다.
김군이 기증한 쌀을 전달한 월성2동 사회복지사 오성현(41)씨는 "다른 학생들처럼 MP3 등 사고 싶은 것이 많을 텐데 어떻게 이런 기특한 생각을 했는지 참 고맙다"고 말했다.
또 쌀을 기증받은 생활보호대상자 김모(37.여.대구시 달서구 월성2동)씨는 "고등학생이 장학금을 기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놀랐다"면서 "쌀보다도 이 세상에서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주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마음의 위안이 됐다"면서 고마운 마음을전했다.
대학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김군은 "기부는 돈과 명예를 가진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적은 돈이라도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기부문화가 생활 속에 많이 확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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