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장수 할아버지의 '따뜻한 바자회'
[헤럴드경제 2005.02.03 11:39:40]
광진구 김순태옹 기탁받은옷 팔아 이웃돕기 성금
고물 수집으로 생계를 잇는 할아버지가 영하의 날씨 속에 자선바자회를 개최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광진구 기초생활수급권자인 김순태(79) 씨. 그는 최근 주변 사람들로부터 옷을 기탁받아 할머니와 함께 바자회를 열고, 수익금 16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에 보태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광진구는 김 할아버지가 마련한 수익금을 설을 맞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사실 김 할아버지는 이미 광진구에서는 유명인사다. 10년 전부터 매일 새벽 자전거를 끌고 나와 파지, 고물 등을 수집해 번 돈으로 중곡동과 장한동 일대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는 것. 지난해 추석에는 중곡 2동 장애인 공동체인 작은예수회에 쌀과 생활용품 등 35만원 상당의 성품을 전달했고 연말에는 20㎏ 쌀 20포를 선뜻 내놓기도 했다.
20년 전 사업 실패로 재산을 모두 잃었지만 한 번도 희망을 놓은 적이 없었다는 김 할아버지. 그는 올해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1년에 4번 정도 세상과 격리돼 있는 60명의 중증장애우와 독거노인을 방문, 바깥 세상을 구경시켜줄 예정이란다. "어렵게 살아왔기에 누구보다 어려운 이들의 고통을 안다"는 그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보인다.
이태경 기자(unipe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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