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이웃] 구호물자·의료진 속속 도착 급한 불 꺼
한국인 자원봉사단 수십명도 복구 지원
edsong@chosun.com /입력 : 2005.01.04
2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태국 내 지진해일 최대 피해지역인 팡아주(州) 카오락과 푸껫시를 잇는 4번 국도. 30도가 넘는 폭염이 작열하는 4일 낮 각국에서 보내온 물과 옷·식품 등을 실은 트럭과 소형 픽업 차량이 150㎞ 구간의 왕복 2~4차선 구간 도로를 바쁘게 오갔다. 이들 구호품은 미국·영국·스웨덴·프랑스 등 40여개국과 적십자사,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UNDP 같은 국제기구와 옥스팜·CARE 등 자원봉사 단체 등 200여 곳에서 보내온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인근 촌부리주의 사타히프 해군기지에 정찰기와 헬기 C130 수송기, 군인 350여 명을 급파했다. 이곳을 태국뿐 아니라 이번 인도양 연안 지진해일 피해지역 구호에 대한 허브(hub·중심)로 삼겠다는 발표도 나왔다.
한국의 민간 자원봉사 단체인 ‘서비스 포 피스(Service for Peace)’ 소속 회원 32명도 1일부터 푸껫과 카오락 등지에서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과 태국에 파견된 기독교 선교사 등 60여명도 이재민 복구 지원 중이다.
▲ 쓰나미 해일로 피해를 입은 스리랑카 고올(galle)지역에서 우리이웃 네트?p인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이 피해주민에게 생활용품을 나눠주고 있다./ 스리랑카=최순호기자
이 밖에 이재민 구호를 위해 일본이 보낸 자위대 함정 3척과 헬기, 의료팀 22명이 지난달 29일부터 속속 도착하고 있다. 푸껫을 비롯한 피해지역에는 또 스위스인 병리 전문가 22명, 프랑스 구호요원, 그리스인 소방관 25명, 중국의 위생 전문팀 등이 이재민을 구조·치료하고, 텐트·담요 등 기본 생활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인접국에선 홍콩이 의료진 48명을 보냈고, 싱가포르는 헬기 4대와 민방위 대원 23명을 급파했다. 또 브라질은 지난달 30일 18ｔ의 식품과 의약품을 실은 공군 수송기를 태국으로 보냈다.
전 세계에서 온 구호물자와 의료·구호 인력 덕분에 태국 남부의 일부 피해지역에서 ‘급한 불’은 일단 꺼졌다. 그러나 푸껫과 팡아주 국경 인접 지역인 탐본 위칫시(市)에서 만난 미국인 자원봉사자 카니타(38·여)씨는 “이제 옷과 식료품, 의약품 같은 지원 물자는 풍부한데 전기와 식수 공급이 끊어졌다”고 말했다. 요리를 할 가스 스토브나 취사용 밥솥, 숟가락 같은 것들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30대 초반의 한 태국 여인은 “모기가 온통 들끓어 두 명의 아기가 밤에 잠을 못 잤다”며 “당장은 모기약이나 모기장, 어린이용 장난감, 분유 같은 것들이 더 아쉽다”고 말했다.
또 최소 8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타구와파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도로가 유실돼 구호품 전달이나 복구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