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이웃]재앙의 땅으로 달려간 ‘우리이웃’들
본사·기아대책팀 반다아체서 의료·구호활동
굿네이버스, 스리랑카에 의료진 49명 파견
외국인노동자의 집·기독교연합봉사단도 스리랑카로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이성훈기자 inout@chosun.com
김정훈기자 runto@chosun.com /입력 : 2005.01.02
'아빠 까바르(Apa Kabar)…' 2일 오전 김현태(38·의사)씨는 급하게 익힌 인도네시아 현지어로 아침인사를 건넨 뒤, 진찰을 시작했다. 난민 여대아루(30)씨는 “집도 가게도 모두 잃었다.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의 진원지(震源地) 인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州) 난민촌. 2000~3000여명씩 천막 아래 뒤섞여 지내지만, 다행히도 전염병이 발생됐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 김씨는 부상자들의 상처에 소독을 하고 싸맨 뒤, 상처에 더러운 물을 묻히지 말라는 등의 주의사항을 몇번씩 일러줬다. 조선일보·기아대책 공동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긴급 구호팀이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 진입, 본격적인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 조선일보 기아대책 공동‘인도네시아 지진해일 긴급구호팀’소속 의료진이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시내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한 주민을 진료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2004년 12월 31일 도착한 선발팀이 우선 난민들에게 우유·빵 등이 들어 있는 비상 식량 꾸러미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5000여개의 꾸러미는 대형난민촌 2곳을 도는 동안 바닥나 버렸다. 1일부터 기아대책팀은 우선 2개 조로 나눠 대형 난민촌이 형성된 시내 베아위·마따위 지역에서 부상자 등 현지인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했다. 구호팀 김지은(여·30·의사)씨는 “난민들의 육체적 부상도 심각한 상태지만 큰 사고를 당한 직후에 나타나게 마련인 정신적 충격도 무시하지 못할 후유증”이라고 말했다.
아체주의 주도(州都)인 반다아체시(市)에 구호본부를 마련한 기아대책 구호팀은 의료진 5명과 수색구조 전문가 박성배씨를 포함해 총 21명. 현지에 진입해 활동하고 있는 팀 중 오스트레일리아 구호팀과 함께 가장 큰 규모다. 부디 A 아디푸트로 대통령 소속 반다아체 재난본부장은 “의료팀이 아닌 구조팀이 온 것은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한국이 2번째”라고 말했다.
기아대책은 농심 켈로그에서 지난해 31일 2억5000만원 상당의 시리얼 4만7000상자(420㎏), J&B 어패럴에서 모포 1000장을 각각 받아 인도네시아로 보내기도 했다. 기아대책은 추가 긴급 구호팀 파견을 위한 자원봉사자 모집을 시작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을 포함, 정신적 충격을 치료할 수 있는 상담가, 수자원 개발 전문가, 통역 등을 담당할 자원봉사 희망자를 찾고 있다. (☎02-544-9544, www.kfhi.or.kr)
본사의 우리이웃네트워크의 또 다른 참여 단체인 ‘굿네이버스’는 지난해 12월 30일 산부인과 전문의를 포함한 긴급 구호지원팀 6명을 스리랑카 남동부 해안지역에 파견했다. 오는 4일에는 2차 의료진 10명을, 9일에는 3차 의료진 33명을 추가로 보낼 계획이다. 굿네이버스는 300만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긴급 식량 20만달러 상당, 의류 100만달러 상당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4일 파견할 구호팀에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 살고 있는 스리랑카 출신 프리양가(31)씨를 함께 보내기로 했다. 프리양가씨는 이번 지진해일로 큰 피해를 입은 스리랑카 남동부가 고향이다. 굿네이버스측은 “프리양가씨가 고향의 피해를 돕기 위해 자원봉사를 자청했고, 현지에서 1개월 동안 머물며 한국인 의료진과 현지인 사이의 통역 등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스리랑카 지역에서는 우리이웃네트워크 참여단체인 ‘외국인 노동자의 집’과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이 활동할 예정이다. 노동자의 집은 3일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노동자 3명을 포함한 16명의 구호대원들을 스리랑카 남부 탄갈레(Tangalle) 지역으로 보낼 계획이다. 김해성 목사는 “국내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어렵게 모은 비누·치약·모포 등도 함께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합봉사단은 1일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4시간 가량 떨어진 피해지역 고올(Galle)에 긴급 구호캠프를 설치하고 구호물자를 이재민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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