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내세요 이웃이 있잖아요
불우어린이 자녀맺고 후원
개원선물 쌀로 받아 기부
중증장애인 친구돼 도움
불황의 한파 속에서도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따뜻한 온정이 있어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부산 동의대 사회봉사센터는 29일 오후 센터 소장실에서 동구 범일동 안창마을의 ‘우리들의 집’과 ‘동의가족 한 자녀 기르기 운동’ 협약을 맺었다. 동의가족 한 자녀 기르기 운동은 동의대 교직원들과 의지할 데 없는 저소득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한명씩 연결해, 물질적·정서적으로 후원하고 돌보는 운동이다. 이번 협약에는 교직원 39명이 참여해 ‘우리들의 집’ 원생 15명에게 매달 5만원씩 후원하기로 했다.
윤석봉 사회봉사센터 소장은 “교직원 가족 한 가정이 상처받고 소외된 이웃 어린이를 한명씩 맡아 성장할 때까지 내 자녀처럼 지속적으로 보살펴주는 봉사운동”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지난 10월 문을 연 대전대 부속 둔산한방병원의 개원식은 화환과 화분 없이 조촐하게 열렸다. 이처럼 개원식이 작게 열린 것은 이 병원이 초청인사 등에게 축하를 ‘쌀’로 대신해 달라고 부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병원은 이렇게 해서 마련한 쌀 10㎏들이 300포대를 지난 28일 한밭사랑을 비롯한 9개 사회복지기관에 전달했다.
조종관 병원장은 “시간이 지나면 쓰레기로 버려지는 화환보다 어려운 이웃의 양식이 되는 쌀을 기증받자는 데 전 직원이 뜻을 모았다”며 “정을 나누자는 의미에서 직원들의 송년회도 영세민 무료진료와 급식행사로 치렀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개인택시 기사들의 모임인 반야회(회장 손경수)도 이날 20㎏들이 쌀 100포대를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부산시청 광장에서 전달식을 한 뒤, 부산지역 16개 구·군 노인복지 담당자들이 불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택시로 노인들의 집까지 직접 쌀을 배달했다. 반야회는 2001년 말 발족해 태풍피해 복구 등 봉사활동을 펼쳐왔으며, 지난해부터는 택시에 ‘자비의 복전’이라는 껌통을 달아 껌 판매 수익금을 불우 청소년들의 학자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충북 충주지역협의회도 이날 한국화가 문형은 작품 전시회 수익금 1500만원으로 쌀을 사 충주지역 불우 가정 123곳과 음성지역 불우 가정 56곳에 전달했다. 또 청주에서 대리운전을 하는 유성종(46)씨, 케이티 충북본부 박인삼(47)씨 등 3명으로 이뤄진 ‘사랑회’는 1~3급 중증 지체장애인들의 손발이 되고 있다. 이들은 1990년부터 충북대 도서관 등에서 음료수 깡통 등 재활용품을 팔아 불우 학생을 돕다 최근에는 장애인들의 친구가 됐다. 이들은 중증장애인 17명을 회원으로 등록시켜 매달 둘째 일요일에 점심을 함께하고 청원군 금관유원지, 동해안 등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고 있다. 박씨는 “돈으로 돕기보다 이동이 어려워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는 장애인들의 친구가 되기로 했다”며 “장애인들이 세상으로 나오면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이 보람”이라고 말했다.
전남 영광군 법성면 용덕리 옛 삼덕초등학교 폐교에 들어선 새생명 마을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장애와 결손의 아픔을 안은 아이들을 위한 보금자리인 이곳에는 현재 어린이·청소년 24명, 봉사자 10명, 봉사자 자녀 12명 등 모두 46명이 다섯 가족을 이뤄 오순도순 살고 있다. 10년 동안 대기업을 다니다 지난 1월 이곳에 들어온 김창윤(38)·문혜경(34)씨 부부를 비롯해 봉사자 10명이 무급으로 아이들을 돌본다. 김씨는 “다달이 1만~2만원을 꼬박꼬박 모아 400여만원을 만들어주는 천사후원자들이 큰 힘”이라며 “살림이 어려워도 온정을 보내주는 이들이 공동체를 꾸리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부산 광주 대전 전주 청주/신동명 안관옥 박임근 최상원 송인걸 오윤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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