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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한울타리 작성일  2009-11-30
제목   "1년을 기다렸어요"..난치질환 아동캠프 '눈길'

 "1년을 기다렸어요"..난치질환 아동캠프 '눈길'

연합뉴스 입력 : 2009.07.24 17:01


“오늘처럼 즐거운 날이 없었어요”

24일 충남 아산 도고면의 한 호텔. 호텔 정원과 야외행사장에서는 200여명에 가까운 일행 사이에서 ’하하, 호호’하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날은 국내 대표적 유가공업체인 매일유업이 후원하는 ’페닐케톤뇨증(PKU)’ 환자와 가족 등 16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가족캠프가 열리는 날.

PKU란 체내에 단백질 분해효소가 없는 탓에 단백질이 나쁘게 작용해 정신지체나 성장장애를 일으키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병의 하나로, PKU 질환을 앓는 어린이는 콩이나 고기, 생선에 포함된 단백질을 평생 섭취할 수 없다.

신생아 6만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희소 질병으로 현재 국내에선 360여명이 이 병을 앓고 있다.

호텔과 매일유업은 이날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을 위해 모든 음식을 특수 식단으로 마련했다.

9년째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엄지연(12.여)양은 음식 걱정을 하지 않고 혼자 따로 먹을 필요가 없는 이 캠프를 한달 전부터 기다려왔을 정도다.

세살 때 병을 발견한 엄양은 “학교에 갈 때는 항상 엄마가 싸주시는 도시락을 혼자 먹어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평소 먹기 힘든 스파게티도 친구들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라며 활짝 웃었다.

평소 지연이게게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주지 못해 안타까워했던 엄마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지연이를 위해 특수식단을 마련해온 어머니 정혜진(39)씨는 “지연이가 참치가 너무 먹고 싶었는지 동생에게 참치 반찬을 만들어 주고 젓가락에 묻은 참치를 먹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무너졌다”며 “먹고 싶어하는 음식을 못 먹게 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눈물지었다.

정씨는 “고기가 너무 먹고 싶다는 지연이에게 참으라고 했더니 ’12년을 참았는데 얼마나 더 참아, 엄마도 12년 참아보라’고 하는데 할 말이 없었다”면서도 “오늘처럼 지연이와 같은 병을 앓는 친구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지연이가 처음 온 친구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니 눈물겨우면서도 너무 안타까웠다”는 말을 하며 다시 눈물을 훔쳤다.

이날 행사는 PKU 어린이들에게 맞는 식이요법 지도, 레크리에이션, 전문의와 문답(Q&A) 등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순천향대학병원 의료진이 식이요법으로 단백질 수치를 낮추는 방법을 발표할 때에는 부모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동환 교수는 “단백질을 먹으면 뇌가 손상되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인 PKU 증상은 생후 6개월부터 나타나는데 초기 진단을 못 하면 원인불명의 정신지체나 뇌성마비 등으로 진단돼 방치될 위험이 크다”면서도 “식이요법을 통해 다른 사람들처럼 정상적으로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1999년부터 PKU 환자를 위해 특수 분유 8종을 개발한 매일유업이 후원해오고 있다. 매일유업이 생산하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 유아용 특수 유아식 8종’은 일반 분유와 비슷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90% 이상 폐기되는 만큼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지만 매일유업은 2세의 건강에 보람을 거는 기업이라는 사명감으로 특수 유아식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이전까지만 해도 한 캔에 6만원이 넘는 수입 분유를 사먹어야 했던 환자들이 우리가 만든 특수 분유를 일반 분유와 비슷한 값에 사먹게 됐다”며 “식이요법만 잘하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아이들에게 밝은 웃음을 되찾아 주고 싶다”고 말했다.

kjunho@yna.co.kr/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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