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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한울타리 작성일  2009-03-07
제목   70대 할머니의 아름다운 기부

 70대 할머니의 아름다운 기부
폐지 모아 마련한 140만원, 청파초 졸업생에 전달


“할머니 어떻게 오셨어요?”
지난달 서울 청파초등학교(교장 이종) 교무실로 허름한 옷차림의 한 할머니가 들어왔다. 깊게 팬 주름에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장학금을 주고 싶다” 고 말했다.

2급 장애를 가진 김성민 할머니(70세)는 4년 전부터 숙명여대 주변에서 폐지를 모아 파는 일을 하고 있다. 매일 새벽 리어카를 끌고 집을 나와 상자를 모으고, 리어카가 차면 수집상에게 판 뒤 다시 고물을 찾아 길거리를 돌아다닌다. 쉬지 않고 일하다 보면 끼니때를 놓치기 일쑤고 집에 돌아오면 어느덧 자정이 훌쩍 넘는다.

할머니가 리어카 한 대를 채워 받는 돈은 1000원.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지칠 때까지 상자를 모아야 하루 6000~7000원의 돈을 손에 쥘 수 있다. 두 자녀는 힘든 일을 하는 할머니를 몇 번이고 말렸지만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일하겠다” 는 할머니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 김성민 할머니(오른쪽)가 청파초 졸업생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 청파초등 제공


김 할머니는 이렇게 모은 돈을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나눠주기로 결심했다. 집 근처 청파초등학교를 찾은 할머니는 리어카를 1400번 채워야 모을 수 있는 돈 140만 원을 내놓았다. 할머니는 “건강이 허락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을 돕고 싶다” 고 말했다.

위동환 교감 선생님은 “졸업생 9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또다시 상자를 줍기 위해 교문을 나서던 할머니의 뒷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며 “사람들이 할머니의 뜻을 본받았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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