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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한울타리
작성일
2009-03-03
제목
9년째 아낌없는 선행 펼치는 시골 이장
9년째 아낌없는 선행 펼치는 시골 이장
연합뉴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금씩 나눠준 것 뿐인데, 뭐 대단한 일이라고...”
2001년부터 충북 괴산군 문광면 방성2리 이장을 맡고 있는 김수영(51) 씨는 불우한 이웃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보살피며 보람을 찾는다.
20여 가구, 40여명이 사는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그는 막내로 불린다. 그만큼 젊은이들은 없고 노인 인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벼농사와 채소 시설하우스, 과수원 등 3만여㎡에 농사를 지으며 바쁘게 살던 그는 2001년 마을에서 가장 젊고 성실하다는 이유로 주민들에 의해 이장으로 뽑힌 이후, 올해로 9년째 이장일을 보면서 주민들의 화합을 다지는가 하면 마을에 대소사가 생길 경우 가장 먼저 달려가 일을 시작한다.
특히 김 씨는 이장을 맡으면서부터 매달 지급되는 10만원의 수당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결손가정 등 불우이웃들을 도와주라며 전액을 면사무소에 맡겼는데 그동안 그가 기탁한 액수는 1천만원에 육박한다.
수당이 20만원으로 늘어난 2006년부터는 면사무소에 매달 10만원을 맡기고 나머지는 면 번영회 발전기금 및 마을에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해 사용한다.
또 작년부터는 문광초등학교에 두 차례에 걸쳐 120만원씩을 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는 그는 이번 졸업식에도 6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으나 “조금 내면서 생색을 내는 게 싫다”며 학교 졸업식에는 참석하지 않았을 정도다.
김 씨가 학교에 장학금을 낸 것은 자신은 초등학교 밖에 못나왔으나 후배들이라도 열심히 배우고 각자 역량을 키워 고향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동량으로 자라달라는 뜻에서다.
그는 2006년 3월 전 주민들을 대상으로 금연운동을 벌이기도 했는데, 지금도 마을회관에는 당시 담배를 끊기로 서약한 주민들이 모아놓은 담뱃갑과 라이터, 재떨이 등이 유리상자에 담겨 보관돼 있다.
김 씨는 전기가 갑자기 끊어지거나 모터가 고장났을 때, 마을 상수도가 나오지 않을 때 등 이웃들이 어려울 때 연장통을 들고 달려가 고쳐주는 만능재주꾼으로 ’마을에서 없으면 안되는 감초 이장님’으로 통한다.
정정례(66) 씨 등 마을 주민들은 김 씨의 부인 이성순(47) 씨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남편을 도와 억척스럽게 농사일을 하면서도 틈 나는대로 생선과 닭, 채소 등으로 반찬을 만들어 마을 노인들에게 전달하는 등 궂은 일을 마다 하지 않고 마을의 맏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웃 마을인 청천면 대전리에서 출생, 직장생활 3년을 제외하곤 줄곧 고향을 지키고 있는 김 씨는 빠듯한 생활 속에 베푸며 살면서도 오히려 남을 위해 더 베풀고 봉사하지 못하는 것을 늘 안타깝게 여긴다.
입력 : 2009.02.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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