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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한울타리 작성일  2006-11-17
제목   신장기증한 개척교회 목사 `행복의 비밀`

 신장기증한 개척교회 목사 `행복의 비밀`
[파이미디어 2006.11.16 15:32:09]



"이리 누우면 이리로 장이 떨어지는 거 같고 저리 누우면 저리로 장이 떨어지는 거 같고, 아직도 속이 다 제자리를 못 잡는 느낌이에요."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지난 `꾀병`을 토해내는 이는 김태순 목사다. 경기도 양주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그는 40여 명의 성도들이 모이는 `시내산교회` 담임목사다.

김태순 목사는 인상이 좋아 한 눈에 봐도 솔직하고 유쾌해 보인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더욱 그렇다. 장기기증 수술을 받은 지난 8월의 이야기를 꺼냈다. "엑스레이를 찍는데 기사가 숨을 참으라고 해 놓고 다시 쉬라는 말을 안 해 숨 넘어 갈 뻔 했어요."

겁이 많다는 그가 어떻게 장기기증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을까. 어느 날 새벽이었다. 기도를 하는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내가 얼마나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렸을까? 오히려 아프게 하지는 않았나?` 마음이 공허해 한참을 울다보니 불현듯 영감처럼 신장기증이 떠올랐단다. 수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안고 있던 터라 그는 애써 외면했다.

그러던 중 교회의 어느 집사가 신장이 좋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4시간마다 복막투석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그를 보자 결심이 굳혀졌다. 그래서 그이에게 본인이라고 밝히지 않고 넌지시 물었다.

"집사님. 기증을 해 주시겠다는 분이 계시는데, 이식을 받으시죠?"

하지만 나이가 많은 그 집사는 한사코 수술을 거부했다. 결국 김태순 목사는 장기기증운동본부로 전화를 걸어 기증의사를 밝혔다. 그는 아내와 자녀들을 불러 동의를 구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더란다.

"당신이 기도하고 결정한 것이라면 따르겠어요."

흔쾌히 동의하면서 아내도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김 목사는 막상 이 일을 실천하며 오히려 본인이 더 얻은 게 많은 것 같단다.

"이상해요. 처음에 병원에 입원했을 땐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러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있거든요. 이 일은 이웃의 아픔에 동참하는 일인 동시에, 함께 죽고 함께 다시 사는 것을 경험하는 일인 거 같아요."

내 것을 버리는 것에게서 사랑은 시작된다는 김태순 목사. 신장기증을 통해 ‘내 것을 버리는 사랑의 걸음’을 뗀 그는 오늘도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간다.

"사실, 그전에는 `나 지금 행복합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신기해요. 이제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사는 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자료제공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파이뉴스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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