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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한울타리
작성일
2006-07-17
제목
삐릴리~♪ 흥겨운 가락 기운이 ‘얼쑤’
삐릴리~♪ 흥겨운 가락 기운이 ‘얼쑤’
» 음악의 치유 효과에 관심이 많은 김성문씨가 29일 오후 서울 포이동 큰사랑병원을 찾아가 치매 어르신들 앞에서 소금을 연주하고 있다.
자유음악 봉사활동 김성문씨 /
초등학교때 아버지로부터 중금 연주와 만드는 법을 배우면서 시작된 김성문(56)씨의 40여년 음악 인생이 다다른 곳은 치유였다.
김씨는 매주 목요일 오후 서울 포이동 큰사랑병원을 찾아 치매 어르신들에게 소금 연주를 들려준다. 지난달 1일부터 이틀 동안 경북 청도 운문산 자연휴양림에서 열린 알콜중독자를 대상으로 한 ‘숲속의 치유 포럼’에도 초청받아 다녀왔다.
“1990년쯤이었나봐요.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건강을 되찾는데 도움을 준다는 걸 알게 되면서 치유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김씨는 올 겨울에는 치유음악을 전공한 교수가 있는 대학에서 강의를 들으며 체계적인 공부도 해볼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김씨는 치유를 위한 연주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이해하는 이들이 부르면 어디든 간다. 4일 부산에서 원로 화가 이한우 화백의 전시회 개막 행사때 무대에 섰고, 지난달 27일에는 원주 북부산림청에서 정년 퇴임하는 친구를 위해 연주를 했다. 28일 강화도 선원사에서 열리는 연꽃축제에도 초청받았다.
연주하는 곡에도 힘을 뺐다. 폼나는 연주곡을 불 줄 모르는 게 아니지만 그는 듣는 이들의 마음에 와닿는 곡을 주로 분다. 교회 행사 때는 찬송가를 부르고 어르신들이 많은 모임에는 민요나 타령은 물론이고 ‘울고넘는 박달재’나 ‘비내리는 고모령’같은 뽕짝도 즐겨 분다. 산림청 친구의 퇴임식 때는 송별가로 ‘가는 세월’을, 노년에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는 축가로 ‘양산도’와 ‘태평가’를 멋들어지게 연주했다.
매주 치매노인 위한 소금 연주
악단원·사장…돌고돈 40년 인생 “빈민 돕는 치유수련원 지을 것”
김씨의 이런 유연함은 다채로운 그의 삶에서 비롯된 듯하다. 그가 요즘 주로 연주하는 악기는 신라3죽으로 불리는 대금, 중금, 소금이다. 하지만 정작 그가 1969년 서라벌예전에 입학해 전공한 악기는 바이올린이다. 군복무를 마치고 72년 처음 취직한 곳은 이봉조씨가 이끌던 <동양방송> 전속 악단. 언론통폐합으로 <동양방송>이 문을 닫은 뒤에는 김광섭씨의 <한국방송> 전속악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방송사 단원 생활은 벌이가 시원치 않아 밤무대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했습니다. 국일관, 무교동 코파카바나, 산다호텔 나이트, 서울역앞 가고파, 신촌 노고산, 천호동 한강 등 서울의 유명한 곳은 다 다녔어요.”
결혼도 업소 출연과 인연이 되어 하게 됐다. 옛 화신백화점 뒤쪽에 있던 동궁카바레에 일하러 가다 의상실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쇼윈도에 옷을 걸던 초등학교 동창생을 보고 찾아가 사귀기 시작했고, 결혼했다.
부인 황영씨는 명동 송옥, 숙명여대 앞 하얀집, 무교동 다림 등 그때 이름난 의상실에서 일했다. 특히 무대의상을 전문으로 하던 다림에서 일할 때 이미자, 패티김, 혜은이 등 유명 가수들이 무대에서 입은 옷은 주로 부인 임씨의 손을 거친 것이었다고 한다.
늘 웃는 얼굴이지만 김씨의 삶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고가옥 건축에 관심이 많은 그는 85년 악단 생활을 접고 조경회사를 차렸다. 독립기념관, 올림픽공원, 엑스포공원 등의 전통 건물 조경을 하청받아 꾸몄고, 유명골프장 조경을 맡기도 했다.
돈도 조금씩 벌었지만 1995년 원청업체의 부도로 그의 회사도 함께 부도가 나 쫄딱 망했다. 그 일을 얘기하면서도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요”라며 웃는다. 그런 마음으로 살기 때문에 늘 건강하다면서.
“여주와 가평에다 치유 수련원을 지을 계획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큰 돈 들이지 않고 스스로 지닌 치유력을 키워 병을 고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서요.”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건강비결요? 소금으로 온몸 두드려요
치유음악에 눈뜨기 전부터 김성문씨는 건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읽은 책만 100권이 넘는다. 그 자신이 건강인이다. 지금껏 병원에 한번도 간 적이 없다.
비결? 네 가지를 든다. 첫째, 규칙적인 식사다. 그는 하루 세 끼는 꼭 챙겨 먹는다. 양도 적지 않다. 대신 그는 자신의 몸에 맞는 음식을 먹는다. 체질에 따라 맞는 음식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둘째, 어떤 일을 하더라도 무리하지 않는다. 사업을 할 때도 그랬다. 욕심을 버리고 순리대로 살겠다는 마음으로 산다. 셋째, 마음을 즐겁게 가진다. 그는 늘 긍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조경회사가 부도났을 때도 낙담하지 않고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네째, 적당한 운동을 한다. 요가, 선무도, 국선도 등 그는 젊었을 때부터 늘 운동을 했다. 1년 전부터는 민족 전통 무예인 현무도를 배우고 있다. “몸과 마음을 함께 닦는”, 자신에게 딱 맞는 운동이라고 했다.
네 가지 건강 수칙외에 그가 어려서부터 몸 관리를 위해 하는 것이 있다. 친하게 지내는 스님으로부터 배운 방법인데 타공, 다시 말하면 온 몸을 두드리는 것이다. 소금을 늘 지니고 다니는 그는 짬이 날 때마다 소금으로 온 몸을 두드린다. 발바닥, 목, 가슴, 배에서 심지어 머리까지. 좋지 않은 곳도 두드리면 좋아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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