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금에 버금가는 ‘50만원’ …80대 할머니 용돈모아 기부
[쿠키뉴스 2006-06-30 09:35]
[쿠키 사회] 지난 22일 오전 11시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에 인근에 있는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한 80대 할머니가 기부를 하고 싶다고 찾아왔는데 잘못 오신 것 같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
공동모금회 직원이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찾아갔더니 영천에서 왔다는 정정이 할머니(80)가 기다리고 있었다.
구부정한 허리에 지팡이를 짚은 정 할머니는 이날 오전 6시쯤 집이 있는 영천을 출발했지만 어디에다 돈을 맡겨야 할지 몰라 이리저리 묻다 공동모금회 사무실을 잘못 찾아 그곳까지 갔던 것이다.
모금회 사무실로 들어선 정 할머니는 "이 50만원은 50만원 가치가 아니라 500만원의 가치가 있는 돈이니 소중하게 써달라"며 내놨다.
그리고 할머니는50만원에 담긴 이야기를 털어놨다.
평소 신문이나 방송에서 어려운 이웃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할머니는 자신의 힘으로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할머니는 "더 늙기 전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올해 초부터 자식들에게서 받은 용돈이나 물품을 사고 남은 잔돈 등을 푼푼이 모으기 시작했다는 것.
할머니의 값진 마음을 받은 직원들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자신의 것을 남을 위해 내놓는다는 게 쉽지 않은데, 그리 넉넉지 않은 형편에 푼푼이 모은 50만원을 선뜻 내주신 할머니에게 감동했다"고 말했다.
"다음에 또 찾아오겠다"며 사무실을 나서는 할머니의 가슴에는 '사랑의 열매'가 달려 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영남일보 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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