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발사의 따뜻한 사랑
2006/02/04 오전 11:54 | ▒☞[모음]CS 강의자료 | [산촌]
<화제>가난한 이발사의 따뜻한 이웃사랑
(대전=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생활보호대상자이자 지병을 앓고 있는 전직 이 발사가 환자와 노숙자, 독거노인 등을 상대로 수년간 무료 이발을 해준 사실이 알려 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신만기(50.대전시 동구 판암동 주공아파트)씨로 2000년 가을 당뇨병 때문에 대전 선병원에 입원, 옆 병실 환자의 머리카락을 깎아준 것을 계기로 4년째 이 병원과 계룡병원, 삼성동 노숙자 쉼터 등에서 무료 이발봉사를 하고 있다.
13살 때부터 이발사의 길을 걸었던 신씨는 서른 살이 되던 해 결핵에 걸려 업소 문을 닫아야 했고 목수 일을 하며 가정을 꾸려가려 했지만 뇌경색 등 여러가지 당뇨 합병증이 잇따르자 가정불화까지 겹쳐 7년 전 집을 나왔다.
신씨는 '아내와 이혼 후 몸도 아프고 사는게 싫어 방에 불을 질러 자살을 기도 했었다'며 '방화 혐의로 대전교도소에 1년 넘게 수감됐지만 그 곳에서 `남을 돕는 아름다운 삶을 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직도 당뇨 합병증으로 식사 때마다 알약 10여 알을 삼켜야 하는 신씨의 수입 은 정부에서 주는 기초생활 보장금 30만원이 전부지만 절대 사람들로부터 이발비를 받지 않는다.
그는 '단돈 1천원만 받아도 봉사가 아닌 것 같다'며 '집안에 있으면 답답하고 밖에 나와도 만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봉사하는게 유일한 낙'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매달 첫째주.넷째주 수요일은 선병원 동관 입원환자, 20일은 진폐증 환 자, 매주 토요일은 노숙자 쉼터, 한 달에 두차례는 독거노인 방문 등 몸이 아플 때 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모두 봉사활동에 쓰고 있다.
이렇게 일주일에 2-3번, 방문 때마다 최소 20여 명씩 머리를 깎아주다보니 그의 무료 이발 봉사는 8천여 차례를 훌쩍 넘겼다.
선병원 정신과 병동 백기호(33.여) 간호사는 '정신과 폐쇄 병동은 외부와 차단 된 곳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미용까지 신경 쓸 수 없었는데 매달 직접 오셔서 머리를 잘라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죽으려고까지 했던 목숨이지만 지금은 행복하다'며 '가위와 빗을 손에 쥘 힘이 남아 있는 한 끝까지 봉사활동을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사진 있음)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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