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10일 (금) 17:15 국민일보
작은 나눔 습관이 곧 생명 나눔…생면부지 백혈병 환자에 골수 기증
재난 현장 등에서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뛰고 있는 한 NGO 활동가가 이번에는 자신의 몸 일부를 떼어내 한 생명을 살렸다.
아름다운 나눔의 주인공은 기독교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 대외협력부장 박재범(37) 간사다. 그는 지난 8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백혈병을 앓고 있는 생면부지의 10대 남학생에게 골수를 기증했다.
“제가 이렇게 나눌 수 있는 것도 모두 하나님께서 제게 건강한 신체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것처럼 골수 기증이라는 작은 희생을 통해 어린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돼 감사합니다.”
박 간사는 헌혈 회원으로 2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오다 2000년 골수 기증을 서약했다. 당시 대학원에서 장기기증협회의 세미나를 들은 게 계기가 됐다. 올해초 병원측으로부터 백혈병 환자와 조직적 합성항원형이 일치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수술을 준비해왔다.
박 간사는 “골수 기증뿐 아니라 작은 나눔의 습관이 곧 생명 나눔 운동”이라며 “커피 한잔 값도 되지 않는 1000원이 아프리카 기아지역에 전달되면 죽음을 눈앞에 둔 20명을 살릴 수 있다”며 생활속에서의 작은 실천을 강조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박 간사의 아내 강동연씨를 비롯,기아대책 간사들도 장기 기증에 동참하기로 다짐했다. 박 간사는 지난해 아시아 지진해일,파키스탄 지진 등 재난현장에 급파돼 1개월 이상 머무르며 구호활동을 펼쳐왔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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