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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한울타리
작성일
2006-01-19
제목
"세상에나, 어머니가 다섯 분이래요"
"세상에나, 어머니가 다섯 분이래요"
[연합뉴스 2006.01.18 15:28:53]
주부 유영란씨, 무의탁 할머니들 봉양
(영암=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오갈 데 없는 다섯 할머니를 어머니처럼 모시고 사는 주부가 있어 칭송이 자자하다.
전남 영암군 신북면 월평리에 사는 주부 유영란(58) 씨는 외롭고 병든 다섯 할머니를 자신의 집에 입주시켜 4년째 친어머니처럼 정성스레 봉양하고 있다.
다섯 할머니는 박모(89), 김모(86), 이모(84), 장모(81), 곽모(66) 씨로 이중 두 할머니는 소변을 받아내거나 치매 등 노환 중이어서 시중 들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2003년 말부터 작년 5월 사이에 입주한 다섯 할머니가 이곳으로 오기까지는 저마다 안타깝고 가슴아픈 사연들이 숨어 있었다.
나주가 고향인 한 할머니는 가정이 풍비박산된 자식이 택시에 태워 이곳으로 보내졌고, 또 한 할머니는 개가했다는 이유 등으로 전.현 남편 자식들이 모두 의절하다시피하는 바람에 홀로 생활하고 있어 유씨가 모셔왔다.
또다른 할머니는 모시던 장남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집도 절도 모두 잃자 이곳에 몸을 의탁하게 됐다.
유씨가 이 같은 봉사활동을 하게 된 동기는 23년 전 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매점을 운영하던 유씨는 같은 마을에 홀로 사는 한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나 가족이 나타나지 않아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한 데 큰 충격을 받았다.
유씨는 이때부터 외로운 노인들의 딸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마을의 홀로 사는 노인들을 수시로 찾아가 반찬도 만들고 청소와 빨래도 하는 등 '자식 노릇'을 시작했다.
1993년에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아들과 살던 박모(당시 69세) 할아버지가 잠시 찾아보지 않은 사이 노환으로 사망하자 자책감으로 심한 가슴앓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씨는 20여 년의 이 같은 '일과성 봉사'의 한계를 절감해 2003년 말 노인들을 직접 봉양키 위해 수천만원의 돈을 들여 이들이 거처할 집을 짓기에 이르렀다.
공무원으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온 남편과 상의 끝에 자택 바로 옆 자신의 땅에 따로 34평 크기의 '사랑의 집'을 짓고 지금의 다섯 어머니를 입주시킨 것. 유 씨의 남편 이하남(61) 씨는 영암군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12월 퇴임했다.
이번 미담은 유씨가 농협 고향생각주부모임 전남도지회장을 맡고 있어 농협전남지역본부를 통해 18일 알려지게 됐다.
유씨는 "할머니 한 분이 기초수급대상자여서 일부 재정지원을 받고 나머지 네 사람에 대한 모든 비용은 전적으로 우리 가족이 부담한다"며 "마음같아서는 원하는 것을 모두 해드리고 싶지만 여력이 없어 가슴 아플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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