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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한울타리 작성일  2006-01-13
제목   ‘행복한 세차맨’ 웃음천국 사는 지체장애 청년

 ‘행복한 세차맨’ 웃음천국 사는 지체장애 청년
[파이미디어 2006.01.12 16:06:01]



홀트아동복지회 일산복지타운은 어린 아이부터 40대까지 장애인분들 300여 명이 가족이 되어 생활하는 곳이다. 마리아방, 린다방, 완다방 등 생활 숙소와 병원, 체육관, 매점 등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모든 시설들이 함께 있다.

생활자들의 직장처럼 보호작업장이 있어 출퇴근하며 기술도 익힌다.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월급을 받는 사회인으로서 가치를 느끼도록 돕고 있다. 일반 회사에 취업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일산복지타운 대다수 생활자들은 정신지체 장애와 복합중증 장애를 갖고 있어 외부 취업을 한다는 건 사실 꿈과도 같은 일이다. 그런 꿈만 같은 일을 해낸 이가 있다. 바로, 서희목(34, 정신지체 1급)씨다.

1973년 1월생인 서씨는 경기도 평택에서 버려진 채로 발견됐다. 그해 고양시청을 거쳐 일산타운에 입소했다. 당시 6개월이 지났는데도 목도 가누지 못할 만큼 발달이 늦었다.

홀트학교 고등부를 졸업하고 어느새 30대가 된 희목씨는 일산타운에서 참견 잘하고 목소리 크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활달하고 건강하다. 그는 전국 장애인체전에서 금메달도 따고 1999년부터는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재능을 뽐내기도 했다.

희목씨는 보호작업장에서 일하면서 “기회가 되면 일반회사에 취업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번도 일산타운을 벗어나 생활해 본 적이 없고, 장애 때문에 일반인들과 함께 일한다는 점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건 지난해 10월. 인근 주유소에서 사람을 구하는데 “일산타운 생활자였으면 한다”는 연락이었다. 주유소면 손님을 많이 상대하는 곳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람을 대하는 데 무리가 없고 기본적 계산을 할 줄 알아야 했다. 보호작업장 교사들의 회의가 이어졌고 희목씨가 제일먼저 추천됐다.

이제 현대오일뱅크 탄현운성주유소에 가면 희목씨를 만날 수 있게 됐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희목씨는 이곳에서 세차도우미로 일한다.

장애인 고용에 관심이 많은 탄현운성주유소 이흥식 소장은 “직원들 모두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은 없습니다. 희목씨가 채용됐을 때도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어요. 아직 만족할 수준은 못되지만 처음보다 많이 빨라졌어요. 일을 숙련할 수 있는 시간까지 기다려준다면 충분히 해내리라 생각합니다. 조급한 마음에 다그쳐서 못할 뿐이지 편견 없이 기회를 주고 지켜보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취업에 성공한 희목씨가 가장 아쉬워 하는 점은 회사 일로 6년간 활동했던 합창단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 비가 오거나 세차장이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연습실을 찾아 함께 노래를 부른다. 비록 합창을 못해 조금 슬프기는 하지만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모습도 썩 괜찮은 모양이다.

정순규 보호작업장 교사는 “장애인 취업에 있어서 직종이 중요한데, 적정한 직종에 기회를 준다면 어느 일반인 못지않게 성실히 일할 수 있다”며 “희목 씨를 시작으로 더 많은 장애인들이 사회인으로 기쁨을 맛보고 주어진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료제공 = 홀트아동복지회) [파이뉴스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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