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기부자 `나눔 ` 줄이어... 사랑의 온도계 ‘쑥쑥’
[파이미디어 2005.12.26 09:27:49]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부 행렬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나눔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운영하는 60대의 K씨는 지난 20일 30대의 아들과 함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았다. 작업복 차림으로 온 부자는 “좋은 일에 써달라”며 지갑 속에서 1백만원권 수표 20장을 주섬주섬 꺼냈다.
지난해에도 공동모금회를 찾아와 말없이 2천만원을 기부했던 것으로 밝혀진 이들은 “그냥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잘 쓰였으면 한다. 특히 아파서 고생하는 병원의 환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사라졌다.
공동모금회 충북지회에서는 남편이 사망한 뒤 유족인 부인이 1억원을 기탁한 일이 있었다. 제천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남편이 암에 걸린 뒤 자신의 치료비로 모아둔 돈이었다. 하지만 남편이 사망한 뒤, 부인은 “고인의 뜻에 따라 난치병 어린이를 위해 써달라”고 전했다.
전북지회에서도 지난 16일 전주에서 사업을 한다는 50대 남자가 방문해 5천만원을 기부했고, 전주 소재의 초등학교 여교사는 봉급 중 일부인 5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광주지회에는 40대 주부가 지난 14일 익명으로 “소아암과 백혈병 아동을 위해 써달라”며 6천만원을 기부한 일이 있었다.
또한 울산지회에서는 12일 칠순 할머니가 신문, 종이상자, 빈병을 팔아 모은 140만원을 울산 남구 신정5동사무소를 통해 기부한 사연이 있었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에도 120만원을 기부하는 등 3년째 남모르게 선행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회에서는 지난 7일 15년간 모은 만기적금 1천만원을 부모 없는 어린들의 장학금으로 내놓아 화제가 됐다.
한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20일까지 “전국적으로 익명 기부자들이 나눔의 대열에 함께 해 4억4천여만원을 기부했다”며 이들 익명의 기부자를 공동모금회 ‘62인의 나눔릴레이’ 21호 행복지킴이로 위촉했다.
공동모금회는 ‘희망2006이웃사랑캠페인’ 기간 동안 매일 한 사람씩 우리사회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 기부자와 자원봉사자, 단체를 추천받아 ‘62명의 행복 지킴이’를 선정하고 있다. 26일 현재 ‘희망2006이웃사랑캠페인’을 통해 753억원의 이웃사랑 성금이 모여, 서울시청 앞에 세워진 ‘사랑의 체감 온도계’가 62.5도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시 성북구 ‘웅지 어린이집’ 원생 94명이 고사리 손으로 1년 동안 모은 돼지저금통 100개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파이뉴스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