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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시설장
작성일
200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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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무러 가는 가을 앞에서
여무러 가는 가을 앞에서
황금빛 들판은 고운 이불을 잔잔히 덮은 채 깊어 가는 가을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여름은 유난히 덮고 지루했었던 것 같습니다. 가내가 두루 평안하셨는지요? 가을 하늘은 참으로 맑고 높기만 합니다. 풍성하게 익어 가는 가을의 한 복판에서 부족하나마 한울타리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마음이 무척 설레 입니다. 갑자기 소녀가 되었는지 왜 이렇게 마음은 허전하고 눈물이 나올 것 같은지 아마도 가을을 타나봅니다.
그 동안 한울타리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지요. 새 식구가 늘어서 지금은 다섯 식구가 되었어요. 집안 분위기도 시끌벅적 하고 쉴 사이 없이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어서 이것이 곧 사람 사는 모습이구나 하고 생각하지요. 초등학생 2명, 중학생 3명이 형제처럼 아주 밝고 맑게 자라고 있습니다. 일상생활과 학교생활도 날이 갈수록 잘 적응하고 있어서 학교 단임 선생님들께서도 칭찬을 자주 해주시니 용기가 펄펄 나는가 봅니다.
이렇게 빠르게 적응하고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으니 그저 신통하고 고맙기만 하지요. 이 모든 것은 후원자선생님의 큰 관심과 사랑을 부어 주신 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직 어리고 여려서 순수하기만 한 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시는 그 따뜻한 참사랑 앞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이 아이들이 자기 집으로 느끼며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참으로 정답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내면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지만 도무지 그 작은 가슴을 열어 보이지를 않으니, 이럴 때는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단 한가지 생각나는 것은 미우나 고우나 자기를 낳아준 부모가 지상에서 최고로 유능한 교육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얘들아! 어서 빨리 자라거라. 한눈 팔지 말고 제발 바르고 곧게만 자라다오. 내 모든 힘을 다 쏟아 부어 주겠다. 장차 이 사회에 큰 기둥이 되어 가장 크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 보렴. 항상 너희들을 위해 기도해 줄게…
후원자 여러분, 저의 기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아이들의 장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뜨거운 사랑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분명히 이들은 꿋꿋하고 지혜로운 아이로 성장될 것입니다. 그리고 먼 훗날 이들도 누군가를 위해, 받은 사랑을 나누어주겠지요. 틀림없이 아름다운 열매가 되어서 이 땅에 아낌없이 뿌려질 것입니다.
자연은 참 정직하군요. 어김없이 그 질서를 지켜나가고 여름이 가니 결실의 가을이 오고, 가을은 모든 곡식을 무르익게 합니다. 항상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 함께 이 가을의 정취를 가까운 교외라도 나가 느낄 수 있었으면 좋을 듯 합니다. 그럼 내내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0. 9. 20
시설장 임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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