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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시설장 작성일 200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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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희이름을 불러줄게...

너희이름을 불러줄게‥



사람들은 세상에 태어날 때 결코 공평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좋은 가정, 좋은 부모님의 슬하,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지만 또 다른 사람은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곳 아이들은 모두 후자에 속한다. 자기 생각과는 무관하게 어둠의 긴 터널 속에서 많은 시련을 겪어야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불행 중 다행인지 이곳에서 둥지를 틀었고, 머지않아 닦아올 인생의 홀로서기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참으로 이들의 청소년기는 중요한시기라서, 정신적 육체적 생활적으로 미래의 변화를 어떻게 감당해야할지를 준비해야 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바르게 알아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걱정되는 것은 머지않은 시기에 넓고 넓은 광야로 나가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살아가야 하지만, 누가 이들에게 희망의 파란 손수건을 흔들어 줄지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라도 강한 자생력을 심어줘야 하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설 수 있도록 다재다능한 힘을 키워주고 싶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아이들의 교육인 것 같다.


얘들아, 우리 열심히 살아보자. 안 되면 될 때까지 노력해보는 거야‥ 언젠가 나에게 선생님이라 호칭하며 엄마라 부르는 것보다 편하다고 말했었지? 당연하지, 너희들 가슴에는 언제나 엄마의 존재가 살아있으니 그러는 게 좋겠지, 비록 좋은 부모역할을 하지 않았어도, 그저 부모라는 이름으로 이 세상에 너희들을 태어나게 해준 것만으로도 엄마는 영원한 엄마인 것이란다. 세월이 흘러 강산이 수없이 변한다고해도 엄마의 품은 늘 따뜻하니까 그 누구도 이 사실을 부정할 순 없지, 누구라도 ‘엄마’란 이름 불러 가슴 뭉클하지 않겠는가? 제발 훌륭하게 자라 꿈에도 그리운 엄마를 다시 부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 줘야 잘 클 수 있을까, 그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물론 물주고 가꾸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너희들의 이름을 의미 있게 불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인 김춘수님의 ‘꽃’ 이란 시 중에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평소에 애송하던 시 구절이란다. 그래, 내가 너희들의 이름을 불러 줄게‥ 너희들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다오. 기꺼이 너희들의 이름을 불러 주고 싶다. 아주 의미 있게…


또 너희들이 나의 이름을 불러 준다면 나도 또한 너희들의 ‘꽃’ 이 되겠지. 우리들은 다 함께 꽃이 되어 살아보자꾸나. 밤이나 낮이나 늘 기도하며 소망해본다. 궂은 날이 있으면 화창한 날이 있단다. 외롭고 여린 너희들이 이처럼 나의 품으로 찾아왔으니 진심으로 너희들을 가치 있는 존재로 키우고 싶다. 아주 멋진 존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여 너희이름을 불러줄게!! 부모 슬하에 자라는 아이들처럼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꽃’이 되어다오. 따뜻한 봄날이 계속되도록… ♬


2005. 04. 20


한울타리 시설장 임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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