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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강병진 작성일 200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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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과나무밭 달님을 읽고

사과나무밭 달님을 읽고

『사과나무밭 달님』을 읽었다. 처음에는 책읽기가 귀찮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느꼈다. 필준이네 어머니 안강댁은 정신이 온존하지 못하여 사람들이 얼빠진 할머니라고 하였다. 거기다가 아버지는 필준이가 아주 어릴 때 행방불명 됐다.

그런데 필준이는 어머니를 혼자 있게 하지 않으려고 나이가 마흔 살이 가까웠지만 아직 총각이다. 나는 외아들인 필준이가 효자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필준이가 어머니를 정성껏 위로하면서 마흔 살이 넘도록 노총각으로 살아온 게 나는 정말 인상깊었다.

동네 사람들은 필준이 어머니가 실성한 사람이니 어른대접을 하지 않거나, 비웃고 놀리기까지 하였지만, 필준이는 조금도 노여워하지 않았다. 강가의 과수원지기로 가난하게 살면서도 오직 어머니를 정성껏 보살펴 드리는 필준이의 효성스런 마음을 우리들은 본받아야 할 것 같다. 내가 만약 필준이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아마 짜증을 내며 어머니를 미워했을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어린아이처럼 이것저것 해달라고 아들 필준이에게 요구하고, 그럴 때마다 필준이는 어머니의 소원을 다 들어준다. 맛있는 고기도 사드리고, 소꿉놀이도 하고, 장구경도하고, 개울물을 건널 때는 어머니를 등에 업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정말 필준이는 착한 아들이다. 조금도 어머니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준이 어머니가 이렇게 된 사연은 필준이가 아장아장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할 무렵에 무슨 일인지 남편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그 후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못내 상사병이 난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 순사한테 잡혀가 옥살이를 하다가 그만 죽었다는 소문이 온 동네에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가끔 정신이 좀 들면 하염없이 달을 바라보며 "달님이 뜨는구나! 저건 바로 너희 아버지 얼굴이야......" 라며 눈물을 흘린다. 아들 필준이도 달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흔린다. 달님도 이들을 위로하느라 온화한 빛으로 눈물을 흘려준다.

남편이 얼마나 보고싶었으면 정신이 실성했을까?... 강바람이 불어오는 사과나무밭 외딴집은 쓸쓸해 보였지만, 달빛처럼 아름다운 모자(母子)의 흐르는 눈물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2004년 1월 연북중학교 3학년(한울타리 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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