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임은순 |
작성일 |
2006-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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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어머니와 함께 한 지하철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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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함께 한 지하철 여행
오랜 공사 끝에 부산 지하철 3호선이 개통되었다. 그 동안 지하철역 건설 공사로 불편을 느낄 때마다 어머니는 버스보다 빨리 시내에 갈 수 있고, 경로 우대권을 이용하면 돈도 절약할 수 있을 거라며 하루빨리 지하철이 개통되기만을 고대하셨다. 그런데 어머니는 개통을 얼마 남기지 않고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 후 개통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붙어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어머니 생각에 눈시울을 적셔야 했다
지난 휴일 아침에 나는 어머니의 사진 한 장을 양복 안주머니에 품고 집 근처에 있는 숙등역을 찾았다. 승차권을 구입하면서 매표소 직원에게 경로 우대권을 한 장 더 달라고 했더니 직원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본인이 직접 주민등록증을 가져와야 표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지하철이 개통되기만을 기다리던 어머니가 얼마 전에 돌아가셔서 오늘 내가 어머니의 사진을 가지고 지하철을 타러 왔다고 말했다. 매표소 직원은 그제야 내 마음을 이해하는 듯 숙연한 표정으로 경로 우대권 한 장을 가지고 개찰구까지 나와 손수 승차권을 투입해 주었다.
나는 지하철을 타고 한 시간 동안 경로석 근처에 앉아 어머니와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하철이 낙동강을 지날 땐 어머니께 혼잣말로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 밖을 한번 보세요. 경치가 참 좋지요?” 창 밖으로 겨울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의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졌다. 나는 잠시나마 어머니가 살아 계셔서 지하철을 타고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결국엔 지나고 난 후에 후회하고 가슴아파한다. 오늘도 출근길에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아름다운 낙동강을 지나가면서 자식을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의 모습을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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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환 _ 부산 외곽에서 전원생활을 하며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 때 쓰던 경로 우대권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승차할 수 있도록 도와 준 지하철 승무원에게 감사드리며, 어머니 영전에 이 글을 바치고 싶다는 말을 전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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