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임은순 |
작성일 |
2005-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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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 치료가 우선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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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피해, 상담보다 치료가 우선이죠"
아이사랑 2004.09.08 50
치료전담 ‘해바라기 아동센터’
신의진 연세대 의대 교수
[조선일보 김윤덕, 조인원 기자]
발달지체와 애착장애 아동 치료 분야의 ‘명의’로 손꼽히는 연세대 의대 신의진 교수(소아정신과)가 7년 만에 ‘꿈’을 이룬다. 그가 신념을 갖고 추진해 온 성폭력 피해 어린이 치료 전담 센터가 여성부의 도움으로 18일 서울 신수동에 문을 연다. 이름이 ‘해바라기 아동센터’(02-3274-1375). 성폭력 피해자들의 호소를 들어주는 상담기관은 있었지만, 전문의가 성폭력 피해 어린이의 치료를 맡는 전담센터가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소식을 이틀 앞둔 16일에도 그는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서강대 부근에 자리한 센터를 몇 차례씩 걸어서 오가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래도 표정은 밝았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전담센터가 생겼으니 피해 어린이와 가족들이 병원을 전전하며 문전박대당할 일은 없어지겠죠. 어린이 성폭력은 아주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그 속엔 아동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남녀차별, 안전불감증, 소수를 보호하지 않는 법적 문제들이 얽혀 있으니까요. 센터 개관을 계기로 대한민국 어린이 성폭력 사건은 해결되지 않는다는 오명을 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신 교수가 어린이 성폭력 전담센터 설립에 팔 걷고 나선 것은 1998년 유치원장에게 성폭행당한 여섯 살짜리 여자아이를 치료하면서다. 피해 어린이가 병원의 홀대와 수사기관의 무지로 고통받는 모습을 목격하고 “자식 키우는 엄마로서” 전의(戰意)를 느꼈다.
그는 이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미국 콜로라도대학에서 유학할 때 어린이 성폭력 예방과 치료를 전담하는 켐프(KEMPE) 센터에서 1년간 수련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수많은 아동 성폭력 사건 재판에 전문가로서 참여해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담센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올 초 피해 어린이의 ‘비디오 녹화 진술’을 법적 증거로 인정하게 하는 성과도 올렸지만 정부와 수사기관, 종합병원의 다각적 지원 없이 아동 성폭력 피해를 막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특히 6세 미만 연령으로 육하원칙에 따른 논리적 진술이 불가능한 어린이와 정신지체아들에겐 의료와 법률 지원이 한자리에서 이뤄지는 전담센터가 더더욱 필요했다.
다행히 지난해 신 교수가 켐프 센터를 모델로 만든 프로그램이 여성부에 의해 받아들여졌고, 13세 미만의 성폭력 피해 아동과 가족들이 오늘부터 무상으로 지원을 받는다. 돋보이는 건 전문가 그룹이다. 운영위원장인 신 교수를 중심으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최정숙 성폭행 전담 검사, 이금형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등 각계 전문가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의료 전문가들과 아동심리학자, 사회복지학자, 법률가, 임상심리사들이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인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피해 어린이 부모들의 자조(自助)모임을 활성화해 자신감을 갖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줄 계획이다.
“성폭력 피해자의 30%가 아동이라는 통계를 보더라도 그것이 나와 우리 가족과는 관계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때이죠.”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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