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아주머니의 떨리는 목소리...
방금 전에 다녀가신 옆집 아주머니가 다시 오셨다. 무엇인가 할 말씀이 있는 듯 머뭇거리신다. 혹시 우리아이들이 밖에서 무슨 사고라도 일으키지 않았나 나는 불안하여 “무슨 일이 있으세요?” 눈치만 살펴 봤다.
그동안 강추위 때문에 나가 놀지 못하다가, 오늘은 날씨가 풀려 아이들이 모두 축구하겠다고 나갔기 때문에 걱정이 앞섰다. 우리아이들은 밖에서 놀다가 가끔 축구공이 이웃집 담을 넘거나 유리창을 깨는 등의 실수를 하여 집주인으로부터 야단맞는 일이 종종 있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아주머니께서는 뜻밖의 말씀을 하신다. “이거 많은 돈은 아니지만 아이들 용돈으로 주세요” 라며 1만5천 원의 큰돈을 내 손안에 꼭 쥐어주신다. 이어서 아주머니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아이들이 너무 착해, 특히 둘째는 더 예쁘고, 이사한다니 너무 섭섭해요. 그동안 아이들 모습을 쭉 지켜보며 너무 기특해 무엇인가 꼭 해주고 싶었는데...” 라며 울먹이신다.
그때 마침 밖에서 아이들이 들어왔다. “얘들아, 아주머니께서 너희들이 너무 예쁘게 자란다고 특별히 주시는 용돈이야, 감사합니다 인사드려야지.” 아이들은 제각기 용돈을 받으며 꾸뻑꾸뻑 감사의 인사를 한다. 그동안 이웃하며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는데 우리가 이사한다니 아주머니께선 무척 섭섭하신 것 같다.
아주머니, 우리 멀리가지 않아요. 불과 5분 거리인데요 뭐, 가끔 놀러올게요...
사실 아주머닌 우리들과 별다르지 않은 궁핍한 생활이지만, 당신이 간직한 마음속 깊은 곳의 아름다운 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값진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주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아이들도 어서 빨리 훌륭하게 자라 받기보다는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주신 감동의 선물 오래오래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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